茶 한잔의 여유

세월

단표자 2008. 1. 14. 18:57

이 나이에 사람관계에 어설프다면 그 평가는 뭐가 되는 것일까?

작든 크든 사람관계의 굽이굽이 고개고개마다 항상 반복되게 느끼며

던져 보는 자문이다.

 

어지간하면 대충 넘어 가기도 하고 조금 가리어진 이면으로 겉과 속이 좀 달라야하고

포커페이스로 표정 관리도 좀 하고 단 것이 곶감이라고 달콤한 립 서비스도

하고 뭐 대충 이렇게 사는 것이 지혜롭고 슬기로운 처세술 정도가 아닌가 싶은데

 

대충 넘어 가는 것이 없이 논리적이어야 하고 보여 지는 면 이외에

뭐 그리 감출 것도 없고

즐거우면 웃지 못해 안달이고 화나거나 싫으면 감정의 모두가 얼굴에 드러나고

하고 싶은 말 다한답시고 쓴 소리 내지는 흰 소리 해대고

이 정도면 바보의 처세술인가?

 

가끔은 낙천과 염세의 냉 온탕을 오가며 때론 니힐리즘에 빠져 들기도 하며

사람에 대한 갈증을 느끼기도 하지만 내 디딘 걸음마다 헛발질이고 보면

누구들처럼 이 나이에 한 것도 없이 나이만 먹었다는 경제적이나 물리적인 성취의

부족에 대한 자탄보다는 사람에 대해 얻음이 없는 자탄이 앞선다.

 

경제나 물리적임이야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살았으면 그것으로 만족 한 것이고

대인관계의 소득은 덕이나 자비로 이루어짐인데 48년의 결코 짧지 않은 세월에

얻음 보다 잃음이 많다는 것은 정확한 자기 현상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어리석음의 결과가 아닌가 싶지만

 

사람은 제각기 자기 색대로 살아짐이고 보면 아마도 이쯤에 돌아본 난

지난 세월을 그렇게 살아 왔듯이 현재도 또한 미래도 지금에의 큰 틀에서 벗어나

살아지기보다는 말해서 좋은 것과 말해서는 안 되는 것 해서 안 되는 일과 되는 일을

분별하는 테크닉을 좀 키우는 것 외에 크게 변할 것이 없다는 외곬수의 미련함을

버리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목마르다고 바닷물을 마시면 갈증만 더 키우듯이 우연히 만난 값싼 관계를

우정이나 애정으로 생각하거나 함께 하는 순간이 즐겁다고 쉽게 뜨거워져

간단하게 얻어 갖는 사람관계의 즉흥적임보다는 쉽게 뜨거워지거나 쉽게 식지 않는

진정함을 갖고 싶다.

근데 가져질까 그런 사람? 세월의 무게가 만만하지 않으니**^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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