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門 넘어

모란이 피기까지는

단표자 2008. 1. 15. 17:37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어느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ㅎ게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김영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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