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한잔의 여유

벗이 그립다

단표자 2008. 1. 14. 18:54

“네 말이 틀린 것은 없는데 세상은 그렇게만 사는 것은 아냐”

내 가장 친한 친구가 내게 한 말이다

난 옳다는 내 말과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라는 중간에서

늘 어정쩡하고 구부정하게 살고 있지 않나 싶다

이 세상을 옳고 그르다는 잣대로만 재단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열 명 중에 여섯 명이 옳다고 하면

그것이 상식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상식적으로 말하며

상식적으로 행동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데

물론 가끔은 아닐 수도 있지만

하지만 상식도 안 통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살아온 의식과 관습이 다르기 때문이겠지만

가끔은 어떻게 살아 질 것인가 하는 질문을 놓고

늘 배우고 생각하는 마음을 바탕에 둬야 자신을 닦으며

평온한 날들을 만들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인데

젊은 시절은 뒷모습까지 비춰 볼 수 있는 거울이 몇 개 있었는데

나이 들면서 그 거울은 유리 거울이 아니라 청동 거울인지

녹이 슬어 이젠 내 앞모습만 보인다.

독선과 아집의 담장을 튼튼하게 쌓으며

회자정리라고 만나고 헤어지고

헤어지고 또 만나고 

손가락 깨물어 피를 나누던 친구들도

미치도록 보고 싶고 목숨보다 날 더 사랑한다던 여인도

영원할 것 같았던 그들도 떠나고 나도 떠나고

이게 사람살이의 모습이려니

지나친 겸손보다는 당당히 자기표현을 하며

젊게 사는 태도를 아는 사람

치우치지 않고 조화된 창작의 멋을 아는

가끔은 내 뒷모습을 비춰 볼 수 있는 벗이 그립다                         ----2001-----